친절한 금자씨: Cuz now the guilty is all mine
- 이 영화, 여러 번 볼수록 재밌는 그런 류의 영화입니다. 처음엔 굉장히 겉도는 얘기가 아닌가 싶었는데, 오늘 조조로 다시 감상하니 호감도가 다시 엄청나게 상승하더군요. 다음에 디지털 상영 버전으로 볼 땐 어떨지 기대됩니다.

- "우리 금자, 너무너무 위대한 작전을 준비중이거덩?" 대사의 주인공 김부선의 카리스마는 꽤나 매력적입니다. 몇 장면 등장하진 않지만 <인어공주>에서 맡았던 전도연의 선배 직원에 비하면 엄청난 변신입니다. 박찬욱 감독은 차후 은행강도 우소영의 외전을 필히 제작하셔야 할 겁니다. +_+

- 스포일러 조심하세요.






"...... 대수와 우진이 택하는 결말은 타인이 아닌 자신에 대한 복수이자 폭력이다. 대수는 자기 혀를 자르고, 우진은 총으로 자기 머리를 쏜다. 이 장면들은 폭력성과는 별개로 속죄의 의미가 강해지는데, 이는 궁극적인 복수의 대상은 자기의 현실을 왜곡하는 누군가가 아닌, 그 현실을 믿어버림으로써 걷잡을 수 없는 죄의식 속으로 빠져드는 자기 자신임을 나타낸다.
그 전까지 대수와 우진은 그럴 만한 도덕률을 가진 존재들이 아니었다. “아 재미없다~ 그보다 내 얘기 들어봐요, 더 재밌어” 식으로 자기의 죄를 애써 무시하고 자기를 합리화하려던 존재들이었다. 이러한 자기 자신을 대수는 스스로 “괴물(monster)”이라고 부르기에 이른다. 이 때 “괴물”은 자기 말을 상실한 채 자기 트라우마와 온갖 상처만을 강하게 의식하고 이것을 타인에 대한 폭력으로 보상받으려고 하는 한국의 비뚤어진 남성성을 상징한다. ......"



일전에 썼던 <올드보이> 글에서 저는 그 영화의 절정 부분에서 배어나오는 속죄의 코드에 대해서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친절한 금자씨>가 난데없이 도덕 교과서 흉내를 내며 "속죄"를 논하고 "착하게 살고 싶었어요"라며 엉엉대는 건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오대수가 자기 혀를 자르고, 이우진이 자기 머리를 권총으로 쏠 때 복수는 이미 속죄와의 동의어가 되어 있었습니다. <친절한 금자씨>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합니다. <복수의 나의 것>에서 구축한 박찬욱 월드를 기반으로, <올드보이>의 그 충격적인 몇분 남짓한 장면을 두 시간짜리 장편영화로 확장하고, 마초 냄새 물씬 풍기는 송강호/신하균/최민식/유지태의 일그러진 마스크를 곱디 고운 성녀 이영애의 오오라로 뒤집어 엎는 거죠. 그리고 저에게는 이런 복수 3부작의 변모가 아주 당연한 수순으로 보입니다.

이금자는 이런 변모가 한 몸에 집약되어 있는 캐릭터입니다. 그녀는 일전의 복수 2부작의 캐릭터들이 저질렀던 실수를 되풀이할 필요가 없습니다. 동진과 류는 자신의 잘못에 대해 이렇다할 반성의 기회도 갖지 못한 채 복수의 연쇄적인 소용돌이 속에 사라져갔고, 대수와 우진은 복수의 허망한 끝을 향해 돌진하다 그 종국에서야 자신들에게 필요한 것이 속죄임을 깨닫습니다. 이들은 모두 자신이 억울하게 해를 당했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죠. 그러나 금자는 이미 자신의 죄를 어느 정도 잘 알고 있습니다. 혹자는 그녀가 백선생의 죄를 대신 떠맡은 것에 지나지 않느냐고 물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오대수의 악행의 자서전만큼이나 길다란 금자씨의 죄목 리스트를 작성할 수 있습니다. 백선생의 유괴 및 살인에 동참한 죄, 그로 인해 발생한 박원모 어린이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의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유발한 죄, 경찰수사에 자신이 박원모를 죽인 범인이라고 거짓 자백한 죄, 그로 인하여 수천만 국민을 기만한 죄, 자신의 딸이 입양되어 생부모도 모른 채 고통스럽게 살아가도록 만든 죄, 그리고 무엇보다 결정적으로, 13년동안 무고하게 교도소 안에 자기 자신을 감금한 죄......

기억상실증 환자가 아닌 이상, 그녀가 이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지나간 과거를 애도"하고 청산하는 것뿐입니다. 과연 13년간의 감옥 생활로 그런 속죄의 과정이 완료되었다고 볼 수 있을까요? 금자씨는 과연 제몫의 벌을 모두 받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금자씨의 기도에 주님은 용서로 응답하셨던가요? 아니면 박원모 어린이를 비롯한 피해자들 혹은 나랏님은 금자씨를 구원해준 걸까요? 결국 금자씨는 누구한테도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손으로 스스로를 구원해야만 합니다.

왜일까요. 간단합니다. 그녀는 "착하게 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전도사가 내민 두부를 "너나 잘하세요"라고 새침하게 엎어버리는 금자씨는 현대 인간의 도덕률을 아무리 종교, 법, 국가 같은 타인의 권위가 책임진다고 해도 결국 최종적인 심판은 오직 자기자신이 내리는 것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복수가 나의 것"인 것처럼, 속죄 역시 나의 것인 셈입니다. 그리고 13년의 감옥생활만으론 그 속죄는 완성되지 않으며, 최소한 자기 나름대로 치밀하게 짠 "너무너무 위대한 작전"이 성취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도 그녀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거의 아가페(Agape) 수준에 가까운 그 믿음은 자기 딸을 위해 감옥행을 택했을 때부터 이미 시작되었고, 모성애에 기반한 그 믿음은 날라리 금자씨를 더더욱 착하게 살지 않으면 안되게 만드는 강박관념이 됩니다. 그렇다고 이 상황에서 금자씨가 특별히 유별난 죄의식을 갖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죠. 그 정도의 착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한테나 있으니까요.

기본 설정이 이렇게 잡혔으니, 이제 남은 건 구원을 향한 이금자의 열렬한 몸부림입니다. 금자씨는 너무나도 친절한 나머지, 박원모 유족들 앞에서 손가락도 잘라보고, 가불까지 받아가며 호주까지 쫓아가 자신이 버려야 했던 딸 앞에서 되지도 않는 영어로 열심히 쏘리 쏘리 쏘쏘리도 되뇌어보고, 원모의 혼이라도 직접 만나고 싶어 안달복달하며, 결정적으로 마녀를 죽여 다른 죄수들의 마음을 이용해가면서까지 자신을 이 꼴로 만든 백선생으로 하여금 최후의 죗값을 치르게 하기 위한 일전에 돌입합니다. 자기 죄를 알고도 일말의 반성조차 하지 않는 백선생은 그래서 악의 화신이고, 금자씨의 "친절"을 필요로 하며, 이 지점에서 복수는 속죄의 일부분이 되고. 속죄는 곧 복수가 됩니다. 근데 잠깐만요, "자신을 이 꼴로 만든 백선생"이라고요?

금자씨와 이전 복수극들의 캐릭터들을 잇는 끈이 바로 여기서 드러납니다. 그녀는 다른 캐릭터들과 달리 속죄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 속죄는 여전히 자신의 피해를 다른 사람으로부터 보상받으려는 복수의 방법론을 차용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금자씨의 복수는 어느 단계를 넘어서면 사적인 관계를 초월한, 한 개인에 대한 집단의 처벌 수준으로까지 치닫을 정도입니다. 마녀와 백선생에 대한 금자씨의 그 잔인한 처신을 생각해 보세요. 과연 이래도 금자씨는 착하고 친절한 걸까요? 어떤 면에선 그게 맞습니다. "잡아놓고 안 죽이면 그게 오히려 양심의 가책"이라는 유족 부모의 대사만 보아도 그렇죠.

하지만 그게 아니었어요. 금자씨는 착하게 살고 싶었지만, 너무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손가락을 자르고, 딸을 되찾고, 백선생을 죽이면 자랑스럽게 원모 앞에서 미안하다고 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전제는 영화 속의 다양한 장치들을 통해 뒤집힙니다. 백선생의 휴대폰에 줄줄이 달려있던 장난감 노리개를 통해 금자는 착하게 살고자 택한 감옥행이 오히려 더 큰 죄를 불러왔음을 깨닫습니다. 이 국면 전환을 필두로 우리는 금자의 모든 친절한 행동을 역으로 뒤집어 볼 수 있어요. 제니는 제니대로 자신을 버린 금자에 대한 복수심을 키우고 있었고, 13년간 교도소에서 보였던 그녀의 친절은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위선이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그녀의 감옥행은 백선생의 더 많은 범죄를 암묵적으로 내버려둔 꼴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에 대한 죄의식으로 금자는 백선생에 대한 복수를 유족들에게 넘겨줍니다만, 이는 곧 백선생 살해의 죄까지도 그들에게 손쉽게 떠넘긴 것이기도 합니다.

궁극적으로, 박찬욱은 복수의 패러독스는 곧 지독한 윤리적인 딜레마라는 사실을 이금자를 통해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녀는 착하게 살고 싶었고, 그래서 나름대로 착하다고 생각되는 행위를 고르고 또 골라보지만, 그것은 결국 어떻게든 무시무시한 죄의 결과로 돌아옵니다. 그래서 또 그 죄를 씻기 위해 열심히 동분서주하지만 그 역시 나름대로의 죗값을 더욱 가중시킬 뿐이죠. 어떻게 행동해도 결국 타인에게 죄를 짓고 나 자신에게 죄를 짓는 셈입니다. 무서운 딜레마예요. 한 걸음 두 발짝 내딛는 금자의 발자국마다 수백만 개의 죄의 기억이 새겨집니다...... 이 사실을 깨달은 금자는 엄청난 혼란에 빠져버립니다.

전작의 배우들이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살펴볼 때 이 메시지는 더욱 강렬해집니다. "아무리 짐승같은 놈이라도 살 권리는 있다"던 오대수의 눈물섞인 항변은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백선생의 능글맞은 변명으로 손쉽게 뒤집히고, 오대수를 가지고 쥐락펴락 놀이를 하던 최면술사가 이번에도 백선생을 걸고 넘어지는 도구로 활용되는가 하면, 서로를 못 죽여 안 달이던 동진과 류가 같은 킬러로서 차 안에서 서로 킬킬대며 금자씨를 노리고, 감금방 주인이 돌변하여 금자씨를 돕기도 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죄를 저지르고, 속죄하기 위해 또 죄를 저지르는 복수/속죄의 카오스인 거죠. 그리고 이는 <복수의 나의 것> 시절보다 더욱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물론 금자의 말마따나,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고, 큰 죄에는 크게, 작은 죄에는 작게 속죄해야 합니다. 그 말은 일견 맞습니다. 그러나 진짜 복수란 것이 애당초 불가능하듯이, 진짜 속죄 역시 이 세상 어디에도 없었어요. 까만 가죽 코트로 온몸을 두른 금자씨는 하얗게 살고자(be white) 눈도 맞아보고 두부 케이크에 머리도 박아보고 게걸스레 먹어도 봅니다만, 원모를 향한 그녀의 입에는 재갈이 물려져 있었고, 까만 코트에 아무리 하얀 생크림과 눈발을 섞고 발라본들 정말 하얀 가죽 코트가 되진 않지요. 우리는 이런 금자씨를 두고 그녀의 친절에 감동할 수도 있고, 그녀를 도와주고 싶어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녀의 죄에 손가락질할 수도 있지요. 다만 그녀의 복수/속죄에 우리는 최소한 동정(Sympathy for Lady Vengeance) 정도는 해줄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점에 있어서만큼은 박찬욱은 확실히 성공한 듯 보입니다. 우리 모두 금자씨처럼 복수와 속죄와 죄의식의 고통이 마구 뒤엉킨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변하지 않으니까요. 이런 절망적인 전제 앞에서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남겨놓은 것도 역시 덤이라면 덤이라고 쳐줄 수 있을 겁니다. 이것이 바로 <복수는 나의 것>과 <올드보이>가 말하고 있었으면서도 말하지 못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친절한 금자씨>는 그래서 친절한 복수극인 셈입니다.





2005/08/01
by lyh1999
by lyh1999 | 2005/08/01 22:21 | The Works | 트랙백(1)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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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World Of Air.. at 2005/08/02 00:55

제목 : 친절한 금자씨
1. 하얀 배경위에 검은색 선이 달린다. 그 선은 갈래지고 굴절되어 매끄럽고 화려한 문양을 연출한다. 그리고 한쪽에선 붉은 선이 달린다. 그리고 그 선은 중앙으로 흘러나와 영화의 이름이 된다. "친절한 금자씨" 음악 속에서 하얀 스크린은 검은색 선과 붉은 선으로 무늬와 글씨를 반복하며 나타났다. 사라진다. 그리고 하얀 배경은 밀가루와 밀가루 반죽으로, 검은 선은 반죽을 하는 손과 그손의 주름으로, 그리고 붉은 선은 케익을 장식한 시럽으로 오버렙된다. 오프닝 스퀀스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이 3가지 색......more

Commented by 프리스티 at 2005/08/01 23:15
명확한 글입니다. 와와;
Commented by 비연랑 at 2005/08/02 00:47
벨리에서 우연히 들어왔습니다..
너무 명쾌하게 쓰셨네요.. 트랙백 해갈께요^^;;
Commented by 카스미 at 2005/08/02 10:20
이번에도 깨끗하게 쓰셨네요.. ^.^
Commented by litS at 2005/08/02 13:12
밸리 타고 들어왔습니다. 처음 뵙겠어요'ㅂ'
아아, 이 글 보니까 한번 더 보고싶어지네요.
Commented by lyh1999 at 2005/08/04 02:34
비연랑, litS/ 반갑습니다. :-)
Commented by dcdc at 2005/08/04 15:47
우연히 건너건너 오게되었습니다. 잘 쓴 글이란게 무엇인지 알겠군요 OTL.
Commented by 레드필 at 2005/08/09 08:56
리뷰란 정말 이렇게 쓰느거야라는 걸 보여주시는군요. 탄복할 수 밖에 없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주영재 at 2005/08/13 10:16
글 잘읽고 있습니다. 우연히 들어와서 애독자가 되었습니다.
지난 글들도 잘 읽고 있습니다. 읽어도 되겠지요..^^
Commented by lyh1999 at 2005/08/15 18:17
dcdc, 레드필, 주영재/ 쓰고나서 다시 읽어보면 많이 민망해요;;;;;; 암튼 자주 뵈어요.
Commented by WindFish at 2006/02/19 16:28
저랑은 보는 관점이 거의 정반대라고 해야할까요?
저같은경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예뻐야 되. 뭐든지 예쁜게 좋아."입니다. 복수도 예쁘고 멋있게 해야된다. 라는 것이 내용이 어떻든 멋진 영상으로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되더군요. 여기서 무슨 죄악감을 찾을수 있겠습니까? 단순히 추한 복수일뿐. 다만 더 웃기는건, 백선생과 주변인물들을 너무 극단적으로 설정해놔서, 단순히 추한 복수를 미화하죠. 그레서 너무 언밸런스한 영화가 되어있습니다.

어쨌든 물질만능의 현대자본주의 사회 일면을 아주 잘 보여줍니다. "예쁘면 뭐든지 된다."
Commented by lyh1999 at 2006/02/19 20:27
WindFish/ 블로그에 쓰신 글 읽어봤습니다. 일단은 어느 정도 공감합니다. <친절한 금자씨>의 많은 내러티브는 비어 있고 관객이 이걸 직접 채워서 보기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님과 같은 반응도 그렇게 이상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님께서 말씀하시는 이 영화의 언밸런스함이겠죠. 그러나.

1. "예쁜게 좋다"는 금자의 대사는 다의적입니다. 화면 때깔 좋고 미술에 공들인 영화만을 뜻하는 건 아니죠. 금자씨에게 "그럼 대체 뭐가 예쁜거냐"고 질문을 제기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는 얘기가 됩니다. "예쁜 것"이 그 자체로 곧바로 물질만능주의에 연결되는 건 아니죠. 저는 그 대사엔 금자씨 본인의 (미적) 기준대로 치밀하게 계획한 복수에 대한 강한 집념이 담겨있다고 생각해요.
Commented by lyh1999 at 2006/02/19 20:28
2. 추한 복수를 미화했다는 생각에는 별로 동의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이 영화가 아무리 예쁜 치장을 요란하게 갖다붙여도 복수는 추한 거라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다른 많은 관객들도 그 복수가 영화의 미술 장치와는 별개로 추하다고 생각할 겁니다. 금자씨와 박찬욱이 불필요한 장식(미화?)을 점점 더 붙여나갈수록 님처럼 이 영화의 복수에 대한 반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고요. "복수하지 말라"고 써붙인 티저 포스터를 위에 올린 것도 그 때문이고요. 다만 "백한상을 죽인다고 해서 죽은 아이가 돌아오지 않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그를 찌르고 총을 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거죠. 부질없다는 걸 알면서 왜 복수를 하려 드는가? 그 질문에 대한 제 생각은 위에 써 놓았습니다.
Commented by lyh1999 at 2006/02/19 20:28
3. 트리플크라운의 강명석씨 리뷰를 읽어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금자씨의 죄의식과 윤리학은 무척이나 깊으면서도 동시에 아주 피상적입니다. 그런 금자씨를 두고 "여기서 무슨 죄악감을 찾을 수 있겠는가" 식의 비판이야 할 수는 있지요, 그러나 실제로 금자씨처럼 그런 악당에게 휘둘리거나 아이를 빼앗긴 경험이 없는 우리가 그런 금자씨보다 더욱 구체적이고 성숙한 윤리의식을 갖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금자씨에 대한 동감, 동정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되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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