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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스티 님에게서 바톤을 넘겨받았습니다.
1. 갖고 있는 영화 갯수 : 전 문화생활을 할 때엔 주로 책과 극장에만 돈을 지출합니다. 집에서 보는 영화는 주로 어둠의 경로..-_-로 봐 온지라 소장하고 있는 DVD는 따로 없습니다. 아 예전에 필름2.0 살 때 부록으로 껴준 "하나 그리고 둘(A One and a Two)"이 있네요. 물론 아직 보지는 않았어요. OTL 2. 최근에 산 영화 : 1번의 아햏햏한 답변을 보셨으니 대신 곧 구입할 예정에 있는 타이틀로 대신해도 될까요. 스타워즈 IV, V, VI DVD 세트와 매트릭스 얼티밋 세트 입니다. 전자의 경우는 1970~80년대에 나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화질 쇄신과 보정 작업을 통해 나타났고, 후자의 경우엔 DVD 역사상 가장 격렬한 코멘터리 매치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요즘같이 CD나 DVD에 구매욕구가 안 생기는 시대이지만 이 정도 타이틀에 지름신의 계시를 못 받는다면 이건 좀 문제겠죠. :-) 3. 최근에 본 영화 : 최근엔 많이 바빴어요. 영화관에 자주 가질 못했습니다. 음.. "달콤한 인생" 봤었고, 그 이후 봤던 영화가 "킹덤 오브 헤븐"이네요. 그닥 감흥 받은 영화들은 아니었습니다. "킹덤 오브 헤븐"은 그냥저냥 무덤덤하게 봤고, "달콤한 인생"은 이병헌이처럼 감독 멱살을 붙잡고 "말해봐요, 대체 이거 왜 찍었어요?"라고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었어요. :-) 아 이번주 수요일에 "씬 시티" 시사회 당첨돼서 보러 갈 예정이고, 메가박스에 스타워즈 III 관람하러 갑니다. 25일 자정을 노리고 싶었지만 자정 시각엔 표가 이미 동이 나서 눈물을 머금고 새벽 3시로 미뤘지요. 그 사이엔 미루고 미뤄왔던 "헐의 누"를 볼 겁니다. 간만에 좀 뛰게 생겼어요. 4. 즐겨보는 영화 혹은 사연이 얽인 영화 5편은? : "스파이더맨 2 Spider-Man II" 저는 가끔씩 어리버리 nerd인 피터 파커가 제 분신이 아닐까 착각하면서 살곤 합니다. 스타식스 정동 극장에서 심야상영으로 처음 봤는데, 슈퍼히어로 영화를 보면서 눈물이 글썽글썽해진 건 그 때가 처음이었어요. 모두가 피터 파커를 따돌리고 괴롭혀도, 그는 모두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여러분의 친절한 이웃 스파이더맨" 따위의 어리숙한 경구를 외워야 합니다. 때맞춰 "힘"과 "책임감", "내가 진정 하고 싶은 것" 따위의 문제로 고민하고 있던 저는 이 영화가 마치 레퍼런스급이라도 되는 양 서울 안의 온갖 극장들을 순례하면서 보고 또 봤어요. 한 다섯 번 정도 봤던가요. -_-;; 스파이더맨 3편이 개봉할 2007년쯤이면 전 아마 군대에 있을 것 같은데, 휴가를 내지 않으면 이 영화를 극장에서 못 볼거란 사실이 저를 암울하게 만들 정도입니다 -_-;; 예전에 써둔 리뷰를 보시려면... : "어바웃 어 보이 About A Boy" "모든 사람은 섬에 산다" 이 경구 한 마디로 저를 넉다운 시킨 영화입니다. 휴 그랜트와 아역으로 나온 두 주연을 보면서 마치 제 자아를 둘로 팍 쪼개놓은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애늙은이도 아닌 것이, 어른아이도 아닌 것이 참 묘했어요. 그래요, 소년은 어른이 되지 않습니다. 다만 끊임없이 변화할 뿐이죠. 무슨 말이 더 필요해요. :-) 이 영화는 직접 보셔야 그 가치를 압니다. : "브리짓 존스의 일기 Bridget Jones's Diary" 공교롭게도 또 워킹 타이틀이군요. 브리짓 역시 피터 파커 못지 않은 루저 중의 루저입니다. 갓 스물 넘은 총각임에도 불구하고 서른 중반에 가까운 르네 젤웨거의 처절한 노처녀 쇼에 눈물 질질 흘리며 동감할 수 있었던 건 오로지 브리짓과 르네의 이 철저한 루저 근성 때문이었습니다. 브리짓에게는 "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잖아. 이러다가 분명히 아파트에서 혼자 쓸쓸히 죽고 개한테 살이나 뜯어먹힐지도 몰라"라고 두려움에 벌벌 떠는 모습과 "어떻게 나타나는 곳마다 날 이렇게 물먹이는 거야? 소방서 폴이 있든 없든 난 충분히 상태 안 좋으니까 굳이 그러지 않아도 돼"라고 말할 수 있는 자기 비하의 슬픔이 공존합니다. 미스터 다아시가 브리짓에게 반한 것도 아마 그런 이유 때문이겠죠. 하지만 그런 남성에게 반하는 여자들은 없는 것 같더군요. -_- : "이터널 선샤인 오브 스팟리스 마인드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흠없는 마음의 영원한 햇살) 우유부단한 짐 캐리나 상큼한 탠저린 케이트 윈슬렛, 라쿠나 병원의 직원으로 나온 키어스틴 던스트에 어리숙한 작업남으로 나온 일라이저 우드까지 나름대로 연기파로 소문난 배우들의 노련한 스킬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영화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의 백미는 찰리 카우프먼이 쓴 각본과 미셸 공드리의 영상 감각에 있다고 봐야 합니다. "기억을 지우는 병원"이라는 말도 안되는 SF적인 설정까지 동원하며 머릿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지워버린다 해도 그 "피"는 상대방을 똑똑히 기억합니다. "이 기억도 곧 지워질거야." "알아. 즐기는 수밖에..."라고 체념하듯 내뱉는 짐 캐리와 케이트 윈슬렛의 대화에도 인생에 대한 서글픈 성찰이 물씬 배어나구요. 미국에선 작년 겨울 개봉했고 카우프먼에게 아카데미 각본상을 안겨줬습니다. 겨우 각본상 하나만 주어진 일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아직 한국에서 개봉이 안 된 게 화가 날 정도예요. 제목의 반을 뚝 잘라다가 "이터널 선샤인"이라고 줄여버린 것만 해도 분노가 치미는데 말입니다. : "장화, 홍련 A Tale of Two Sisters" 드디어 등장한 한국영화입니다. -_-;; 이 영화가 나오기 전까지 이 영화가 차지하고 있던 자리엔 "고양이를 부탁해"가 있었어요. 둘 다 같은 프로듀서(마술피리 오기민) 밑에서 나온 작품입니다. 이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 건 한국영화들이 여성의 위치를 얼마나 제대로 다루고 있는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에요. 최근 트렌드를 봐도 그렇지만, 대개의 한국영화들은 굉장히 남성적입니다. "살인의 추억",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등등 셀 수도 없어요. 이 영화는 그 슬픈 줄거리도 줄거리이지만, 무엇보다 최근 한국에서 여성성의 미를 가장 세련되게 잡아낸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임수정과 염정아의 앙상블 구도도 최고였고, 그 옆에 곁다리로 붙은 문근영의 커리어에서 최고 전성기를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엄청난 메리트입니다. "가장 무서운 게 뭔지 알아? 지우고 싶은 기억이 있는데, 그게 평생 유령처럼 나를 쫓아다니는 거야" 같은 대사는 염정아 같은 배우의 입을 통하지 못했다면 절대 탄생할 수 없었을 명대사예요. 그리고 그 대사는 요즘 저를 아주 심하게 괴롭히고 있구요. : 그 외에도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고양이를 부탁해", "디 아워스", "세상 끝의 집" 같은 영화들도 있습니다만, 사정상 참아야겠죠? :-) 5. 바톤을 이어받을 5분 : 글쎄요. 제 주변엔 믿고 맡길 정도로 그렇게 영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지 않습니다. 저는 항상 혼자 놀아왔으니까요. 아쉽지만 일단은 패스해 두기로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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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다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고독한 사람은 오래도록 고독하게 남아서 깨어나, 읽고, 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 quoted from 라이너 M. 릴케 "가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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