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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내이글루 명예의 전당
by lyh1999 | 2009/12/31 08:56 | 트랙백 | 덧글(0)
Dynamic Duo 05 [Band of Dynamic Brothers]: 모범생이 루저에게


다이나믹 듀오 5집 - Band Of Dynamic Brothers
다이나믹 듀오 (Dynamic Duo) 노래/Mnet Media



군입대를 직전에 두고 선보인 이번 앨범에서 다이나믹 듀오는 주류적 감성 안에 완전히 정착하는 데 성공한 듯하다. 이전 앨범까지만 해도 남아있었던 일말의 어떤 낯설음이 이번 앨범에 와서 완연하게 걷혔다는 인상을 받았다. 어느 때보다도 대중성이 높다는 뜻인데, 그만큼 청자의 귀를 쉽게 잡아 끌고 또 익숙하다. 앞으로 이보다 잘 들리는 앨범을 만들기 힘들겠다는 예감까지 들 정도다. (밑에 쓸 민감한 얘기들을 하기 전에 미리 전제하자면) 나는 이 앨범이 정말 좋다. 눈치챘겠지만, 이건 이 앨범에 대해 넘쳐나는 칭찬 속에서 조심스럽게 포스팅해 보는 불만 위주의 글이다. 오해 말고 읽어주시길.

일단 이 정도로 결과물이 빼어나게 잘 빠진 건 아마 두 가지 이유를 상정해 볼 수 있을 거다. 일단 '무브먼트'라는 이름만 가지고 예능프로 특집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그들을 비롯한 일련의 힙합 뮤지션들이 한국 대중음악에서 어느 정도의 지분율을 확보했다는 사실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지분율이 개코와 최자에게 자기 음악을 대중성 안으로 밀어넣는 발언권을 쥐어주었을 것이고...... 그게 아니라면 장기 휴업을 앞두고 정말 "독하게" 만들었거나. 실제 연주한 악기들의 사운드부터 전자음까지 고루 풍성하게 채워넣은 편곡만 봐도 정말 신경 많이 쓴 것 같다. 1집 [Taxi Driver]의 샘플링 남발에서 출발하여 전자음의 도입을 컨셉으로 삼았던 전작 [Last Days]에 이르기까지 소리를 다루는 노하우가 쌓인 덕분이라 해야 할 것이다. 문제는 그 독기가 과잉되는 부분에 있다.

먼저 몇몇 트랙에 국한된 지엽적인 문제로, 너무 다이나믹 듀오답지 않아 앨범에서 차라리 빼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곡이 있다는 걸 지적하고 싶다. 힙합을 잘 듣지 않는 입장에서 확신할 수 없는 의구심이라는 걸 전제하지만, 그럼에도 벌써 (너무) 유명한 아티스트 이름들이 줄줄이 떠오르는 건 좀 곤란하지 않을까. 아프리카 원주민들의 원초적인 리듬감에 접근하는 "월광증"은 [Monkey Business] 시절의 블랙 아이드 피스가 만들었을 트랙 같고, "Ugly"는 하하가 "너는 내 운명"에서 들고 나왔던 레게+한국 평균 이하남 컨셉 전략을 그대로 복제해 온 것 같다. (물론 이런 논쟁은 예의 표절 논쟁과는 거리가 멀고, 트랙 자체의 완성도와도 별개의 문제다.) 문제는 이들 트랙에서 유독 다이나믹 듀오 특유의 색채나 장점 같은 것들이 다른 아티스트들의 기청감 혹은 대중성이 과잉된 기성품 스멜로 대체되어 거의 휘발되어 있다는 것이다. 곡의 컨셉을 잡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고밖에 볼 수 없다.

그 다음 문제는 izm 리뷰가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세태 담론을, 늘 그랬듯 유쾌한 화법으로 영리하게 변환"했다는 평대로 이 앨범을 일종의 세태 담론으로 읽을 때 발생한다. 그 호평은 기본적인 방향에선 옳은 것이지만 반면 앨범 여기저기서 배어나는 빈틈을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다이나믹 듀오를 20대의 영웅으로 만든 건 그들의 심리를 적확하게 반영한 가사였음을 지적하고 싶다. (아마 신해철이 한 말이었을텐데,)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대신 해준 뮤지션"이 다이나믹 듀오였던 것이다. 예컨대 그들의 첫 번째 싱글이었던 "Ring My Bell"엔 얼짱의 노예 학점의 노예 월급의 노예를 모두 한꺼번에 소환시켜 결집시키는 마법의 원형이 담겨 있었다. "말해봐 들어줄게 너의 story, 슬프고 우울해? 그럴 땐 내게와, 그럴 땐 우리가 해결사......"

헌데 이번 앨범에서는 젊은이들의 MC(Master of Ceremony; 의식의 집행자)로서 자임하던 그들이 그 젊은이들 자체를 대리하려는 시도가 보인다. 그런 관점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트랙은 역시 가장 많은 호평을 받고 있는 "잔돈은 됐어요"일 것이다. 이 곡의 가사는 88만원 세대들의 우울한 속내("Where's the light?")를 날카롭게 드러내고 있지만 그 카타르시스가 가라앉고 나면 그 고백의 주체가 다이나믹 듀오라는 사실이 괴이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우석훈이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에서 쓴 에피소드를 상기해 보자면, 취직도 연애도 안 되는 무능하고 속좁고 유치한 루저의 입장에서 다이나믹 듀오는 오히려 잘나가는 "모범생" "엄친아" 포지션에 가깝다. 그런 사람들이 스토리텔링식 랩이라며 자기 자리를 대리하려고 든다는 사실은 좀 우스꽝스럽다. 좀 더 밀어붙이면 "Get Money"에서 "돈이 다가 아니야"라고 직설적으로 일갈하는 메시지는 되려 그들도 벌써 기성세대의 권위를 빌어 꼰대짓을 시작하나 식의 냉소적인 반응이 우려될 정도다.

물론 모든 랩 가사가 자기 인생을 정직하게 다뤄야 할 필요도 없고 다이나믹 듀오가 이전부터 쭉 스토리텔링식 랩을 구사해 왔다는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같은 앨범에서 스스로를 비하하며 역으로 여자친구를 diss하는 "죽일 놈"이나 자살충동과 대결하는 화자를 등장시킨 "끝"에서도 이 정도의 불만은 생기지 않는다. 그럼 왜 유독 "잔돈은 됐어요"와 "돈이 다가 아니야"인가 생각해 보면 역시 그 지점에서 88만원 세대의 대변자라는 평에 부합해야 한다는 의식이 과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뮤지션 최자가 "전공 살리려고 들어간 중소기업은 월급도 받기 전에 망했고 인턴으로 들어간 대기업에선 잔일만 했다"고 말할 때, (그 가사의 전형성과는 별개로) 다이나믹 듀오의 연극놀이와 다큐멘터리적 고백 사이에 존재하던 아슬아슬한 괴리가 한계 이상으로 벌어져 버리는 것이다.

본격적으로 세태 담론을 다룬 트랙 이외의 곡 대부분이 술, 클럽, '작업' 같은 유흥적 소재에 천착하고 있다는 것도 앨범 전반의 차원에선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하는 부분으로 보인다. 이 역시 "Ring My Bell" 이래로 콘서트에서 분위기 띄우기 좋은 곡들을 계속 만들어왔던 성향이 과잉된 결과로 보인다. 보도자료의 말마따나 군대 가기 전에 제대로 놀자는 심보인지 가사는 재밌고 개별 트랙들의 흥겨움은 최고다. 하지만 몇몇 트랙에 걸쳐 계속 술/음악/놀이...를 지친 일상을 위로하는 안주거리로 예찬하는 가사가 계속 등장하는데, 이것은 이들 트랙들의 효용성을 스스로 제한시켜 버린다. 일주일 내내 비루한 일상에 찌들어있다가 "즐거운 프라이데이 나잇"에나 듣고 마는 일탈적 음악이라는 걸 인정해 버리는 것이다. 앨범 전체의 맥락에서 유흥의 과잉은 (오늘은 진상떨며 놀아도 집에 돌아가면 어른들 말씀 잘 듣고 살아야 한다는) 보수적 태도와 연결되어 있다.

더 큰 문제는, 여기에 세대론을 접합시켜보면 이 앨범이 그려내는 젊은이들의 초상이란 자기비하에 빠져 우울증에 걸려 있거나 아니면 그만 정신줄 놔버리고 술에 취해 "화단에 거름주고 비둘기에 밥주는" 인간 군상이 되어버린다는 점이다. 이것은 의식있는 뮤지션의 현실묘사인가, 아니면 소위 '20대 개XX론'의 러프한 대중음악적 구현("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너무 늦었다!")인가? 후자의 해석 가능성에 어떻게 반박할 수 있을지 나는 뾰족한 수가 잘 떠오르지 않는다. 다만 메시지의 긍정적/부정적 차원의 여부와 관계없이 확실한 것은, 수많은 또래들이 이 앨범을 이것저것 다 잘 하는 "모범생이 루저에게" 보내는 메시지로 받아들일 것이란 사실이다. (나는 지인 중에서 CB MASS 시절부터 그들을 영웅으로 떠받들어왔노라고 고백하는 사람도 본 적이 있다.)

전작에 비해 이 앨범에선 그 사실을 의식하고 만든 티가 너무 난다. 달리 말하자면 "이렇게 쓰면 듣는 애들이 좋아하겠지?" 식으로 의도된 요소들이 너무 많이 보인다는 거다. 그런 태도는 헛똑똑이 고3들에게 시사 문제를 던져주고 논술을 써보라고 시키면 자주 볼 수 있는 태도인데, 이 앨범의 과잉은 아마 여기에서 연유하는 게 아닌가 싶다. 다이나믹 듀오는 자신이 모범생이라는 걸 잘 알고 있고 이 앨범에서 모범생 연기를 탁월하게 해냈다. 하지만 그 순간 루저와의 공감은 저만치 멀리 달아나 버린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루저는 찌질하고 못났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88만원 세대를 다루는 모든 대중문화 텍스트가 갖고 있는 딜레마이다. 그래도 이 정도의 독기만 먹지 않더라도 중간은 갔을텐데.

마무리로 조언하자면, <무한도전>이 '한국 평균 이하남' 이미지를 일관되게 밀고 나가면서도 지금껏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를 잘 생각해 보는 게 좋을 것이다. 나는 이 앨범을 싱글은 좋지만 모아놓고 들어보면 모든 게 넘치는, 그래서 뭔가 불편한 결과물로 기억할 것이다. 다이나믹 듀오가 돌아와서 그 중용의 미덕을 되찾았음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2년을 꾹 참아야 하는 게 당신들의 비극이지만, 나는 이 진수성찬을 한 번에 다 먹자니 소화불량에 걸리는 게 비극인 거다.


[Track List]
1. 그림에 떡(dynamic sinsa rangers)
2. 돈이다가 아니야(get money) feat. 강산애
3. 두꺼비집(one more drink) feat. 0cd
4. 잔돈은 됐어요(keep the change) feat. Garie of leessang, bumky of komplex
5. 죽일 놈(guilty)
6. 왜 벌써가(be my brownie) feat. Bumky of komplex
7. biggestmagicalvision
8. 불꽃놀이(fireworks)
9. 사우나(sauna) feat. e-sens of supreme team
10. 월광증(moonstruck) feat. Simon D
11. 퉁 되는 brothers(the toong bros) feat. Topbob of komplex
12. ugly
13. 끝(apoptosis)
14. 청춘(spring time) feat. 김C



2009/12/22
by lyh1999.
by lyh1999 | 2009/12/22 13:01 | Journals | 트랙백 | 핑백(1) | 덧글(0)
Joss Stone 04 [Colour Me Free]: Joss Got The Sound

Joss Stone - Colour Me Free

조스 스톤 (Joss Stone) 노래/이엠아이(EMI)



무채색의 조스 스톤 사진 위에 '네 멋대로 칠하세요' 컨셉으로 색연필 하나만 던져놓은 커버 아트웍. 지난 앨범 <Introducing Joss Stone>의 커버가 오색찬란 무지개 빛깔을 페인팅한 조스 스톤의 토플리스 사진이었던 사실을 떠올리면 이 변화가 무엇을 상징하는지 자연스레 궁금해진다. 한 가지 확실한 힌트는 이번 앨범에 와서 조스 스톤은 한층 더 간명해지고 거칠어졌다는 것이다. (혹자는 빈티지 같은 용어를 쓰기도 하는 것 같은데) 이는 앨범 전반을 지배하는 사운드에 관한 얘기다. 소리의 가짓수는 덜어내고 남은 소리는 전보다 두터워졌다. 대부분의 트랙에서 고막을 먹먹하게 때리는 베이스 사운드가 바로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을텐데, 이는 분명 지금 주로 쓰이는 방식은 아닌 것 같다.

물론 조스 스톤은 데뷔 앨범 때부터 소울의 복고적 면모를 전면적으로 내세워 왔다. 그런데 <Introducing Joss Stone>까지만 해도 강박적으로 유지되어져 왔던 패셔너블한 감성 혹은 주류 팝의 현재성과 균형을 맞추려는 안간힘 밑으로 종속되었던 복고성이 이번 앨범에서는 어느 때보다도 강조되어 있는 것이다. "4 And 20"이나 "I Believe It To My Soul" 같이 상대적으로 템포가 처지는 트랙에 다다르면 어느 순간 정말로 몇십 년 전쯤의 흑인음악 앨범을 듣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분명히 의도한 효과이겠지만 요즘의 취향은 아니라는 건 인정해야 할 것이다. 더구나 전작의 기대에 못 미치는 흥행 성적 때문에 택한 전략이 강성 "레알" 복고로의 회귀라는 건 좀 의외다. 이미 크리스티나 아길레라가 써먹었다가 실패했고, 비욘세가 써먹어서 제대로 재미 본 수법이기도 하니까. 실제로 첫 싱글로 커트된 "Free"를 비롯해서 몇몇 곡은 그녀가 품었을 야심에 비해 좀 심심하게 들린다.

그래도 앞에서 언급한 "덜어내고 두터워진" 사운드는 여느 때보다도 롹킹하게 질러주는 조스 스톤의 풍만하고 터프한 보컬과 꽤 그럴싸하게 어울린다. 굳이 비교하자면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와 비욘세의 중간 정도의 성과 정도는 올린 듯하다. "You Got The Love"와 "Incredible"에서 그 둘은 마치 화산이 터지듯 파워풀하게 화합하고, "Parallel Lines"와 "Lady" "Governmentalist"의 기타와 베이스는 조스 스톤 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도도하게 바운스를 튕긴다. 거기에 (약간 뜬금없긴 하지만) "Girlfriend On Demand" 같이 흐드러지게 아름다운 엔딩까지 갖추고 있으니 이 정도면 만족스런 만찬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조스 스톤에게 잘 어울리는 사운드를 찾았고, 장기적 안목에서 "소울 시스터"로서 경력을 어느 정도 안정된 궤도에 정착시켰다는 것이 이 앨범의 가장 큰 성과일 것이다. 다행히도 그녀는 여전히 잘 하고 있다. 본인은 이 정도로 만족하지 않겠지만.



[Track List]

1. Free Me
2. Could Have Been You
3. Parallel Lines (feat. Jeff Beck and Sheila E.)
4. Lady
5. 4 And 20
6. Big Ole Game (feat. Raphael Saadiq)
7. Governmentalist (feat. Nas)
8. Incredible
9. You Got The Love
10. I Believe It To My Soul (feat. David Sanborn)
11. Stalemate (feat. Jamie Hartman)
12. Girlfriend On Demand
13. Mr. Wankerman (hidden track)


By lyh1999.
2009/12/20
by lyh1999 | 2009/12/20 02:29 | Journals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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